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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환 Commis

  • 작성자 사진: admin
    admin
  • 9월 15일
  • 3분 분량

“첫 접시의 책임, 음악 같은 팀워크” – 주052 Commis 황정환

 

경북 구미에서 “무난한 삶”을 살던 소년이 조리관광고등학교에 진학하며 요리의 길을 택했다. 1학년생으로 동아리를 만들어 매출 1위를 찍고, 교내 요리대회에서 준수한 성적을 냈다. 창작 칵테일로 대구 대회에도 나갔지만, 도내 대회에서의 충격은 분명했다—“우물 안 개구리였다.” 더 공부가 필요했다. 요리전문학교 1년, 군 복무, 복학 대신 SK 뉴스쿨에서 1년간 호텔·다이닝 실습. 다이닝에 눈을 떴지만 첫 직장은 녹록지 않았다. 더 캐주얼한 곳으로 옮겼다가 폐업을 겪고, 햄버거집 1년 7개월—진급 대상까지 올랐지만 워홀(Working Holiday)을 꿈꾸며 퇴사, 영어를 붙잡았다. 그리고 어느 순간, 길을 잃고 방황하는 느낌의 끝에서 그는 다시 칼을 잡기로 한다. 서울, 주052. 선택의 이유는 간단했다. 함께 성장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리고 지금, 그는 첫 접시의 책임을 즐긴다. 음악처럼 이어지는 팀워크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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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지금 주052에 오기까지 어떤 경력을 거쳤나요?

고향인 경북 구미에서 학창시절을 보내다가 조리관광 관련 고등학교로 진학하면서 요리에 대한 꿈이 생겼습니다. 1학년 최초로 동아리를 만들어 운영해 매출 1위를 달성했고, 교내 요리대회에서도 항상 준수한 성적을 냈어요. 창작 칵테일도 만들고 대구 대회에도 나가며 꽤 잘 지내왔는데, 한 번 도내 대회를 나가보니 정말 우물 안 개구리라는 걸 느꼈죠. 더 공부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후 요리전문학교 1년을 다니고 군대를 갔다가 자퇴, SK 뉴스쿨에서 1년간 호텔·다이닝 실습을 하며 다이닝에 눈을 떴고 근무하려 했습니다. 당시 처음 근무한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에서 너무 힘들었던 반작용 때문인지, 조금 더 캐주얼한 곳에서 근무했는데 가게가 망했어요. 그리고 햄버거집에서 1년 7개월 정도 일했습니다. 평가가 좋아 진급 대상이었지만 호주로 워킹 홀리데이를 도전해 보는 것을 꿈꾸며 나왔고, 영어 공부를 하다 보니 어느 순간 내가 맞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인가 의문이 들어 “다시 일을 시작하자”는 마음으로 서울로 와 주052에 합류했습니다.

 

Q. 많은 선택지 중에서, 왜 주052를 선택하셨나요?

이력서를 돌리고 몇 곳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앞선 두 매장에서 하루씩 트라이얼을 하는 중에 주052에서 연락이 왔고 면접을 봤어요. 신용준 셰프님의 철학과 생각이 멋지다고 느꼈지만, 사실 처음엔 다른 파인다이닝 업장으로 취업을 해 볼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다시 연락이 오기도 했고, 셰프님과 소믈리에님이 저를 좋게 봐주셔서 마음이 크게 바뀌었습니다.

지금 저희 레스토랑은 셰프와 소믈리에, 팀원들 모두가 서로를 밀어주며 발전을 향해 움직이는 점이 특별합니다. 물론 다른 매장들도 그렇겠지만, 이곳은 이곳만의 다른 느낌이 있어요. 예를 들면 만화 ‘원피스’의 주인공 같은 팀—한 방향을 보고 달리는 그런 감각입니다. 저는 여기서 현재 수셰프님과 함께 콜 파트에서 데일리 작업, 메뉴 서비스 체크를 맡고 있고, 홀 관련 업무도 아주 조금씩 맡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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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주052에서 가장 소개하고 싶은 요리는 무엇인가요?

‘농부의 선물’이라는 제목의 요리를 가장 좋아합니다. 단새우는 영암에서 담근 쌈장으로 맛을 내고, 쌈은 5종류의 식감과 산미를 살려 겹겹이 말아 함께 내고, 여기에 사과와 방아잎 소스를 찍어 먹는 요리예요. 양식의 샐러드를 한국적으로 풀어낸 아뮤즈부슈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드셔보시면 늘 먹던 삼겹살 쌈과는 다른, 딱 입맛이 도는 향긋한 한 쌈이라는 걸 아실 수 있죠.

코스의 첫 요리이고, 제가 준비하는 부분이라 더 애정이 가기도 합니다. 뭐든지 첫인상, 첫 경험이 가장 중요하다는 마음으로 요리에 임하고 있어요. 손님 입장에서 처음 ‘쌈이 담긴 나무함’을 보면 이게 뭐지? 싶을 수 있는데, 설명과 먹는 방식을 함께 들으면 “이야!” 하는 반응이 나옵니다. 어떻게 보면 작은 변수지만, 생각지 못한 전개가 인상적이에요.

 

Q. 주052가 추구하는 방향성/메시지는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함께 성장하고 함께 도전한다는 방향성에 큰 의미가 있어요. 막내도 허브만 따는 게 아니라 메뉴에 직접 참여할 수 있다는 가능성 말이죠. 이곳에서 팀과 함께하며 다양한 소스와 기술들을 새롭게 배우고 있는데요, 작은 부분처럼 보여도 하나하나의 퀄리티가 중요하다고 보는 편이라 매번 배우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지금은 여기서 주어진 임무를 완벽하게 해내는 게 목표에요! 더 적응이 되면 메뉴 개발이나 고객 응대도 배우고 싶습니다. 그건 오픈 주방의 장점이기도 하니까요. 저는 이 공간을 “미친 공간”으로 함께 만들어가고 싶어요. 요식업 쪽에서 “저 사람들, 요리에 미친놈들이야”라는 느낌—그렇게 불릴 정도의 팀이면 좋겠습니다.

 



Q. 좋은 요리란 무엇이고,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요?

결국엔 맛이 가장 중요하죠. 아무리 예쁘게 플레이팅하고 공간이 좋아도 맛 없으면 끝이거든요. 한 번 강남의 양식집에 애인과 갔는데 음식 맛이 없어 많이 별로였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런 요리를 위해서 기본부터 잘 갖추어야 해요. 만드는 사람으로써, 먼저 안전을 중시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위험한 게 천지인 주방에서 급하게 하다 보면 나도, 옆 사람도 다칠 수 있어요. 그래서 위생과 안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침착함을 유지하려 합니다. 어찌 보면 결벽증 아닌 결벽증이 있어서 더 그런 것 같아요. 이렇게 기본적인 안전과 위생을 지키며, 팀원들과 다 같이 땀 흘리며 으쌰으쌰하는 걸 좋아합니다. 서로 시너지를 내고, 단점은 보완, 장점은 극대화하는 방식—그게 좋은 방법이라 생각해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음악을 좋아합니다. 서비스 중에 나오는 음악에 심취되기도 해요. 어느 날 외국 손님들이 오셨는데, 마침 ‘Let It Be’가 흘러나왔고, 그 노래를 따라 부르는 손님을 보고 음악의 힘을 실감했어요.

지금은 제가 인생의 중요한 시기를 맞이했다고 생각해요. 원래 가려던 해외를 등지고 취업을 택한 만큼, 발전·노력·성장을 해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시간이 좀 더 지나면… 어디서든 1인분보다 1.5인분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황정환은 스스로를 과장되지 않게 말한다. 첫 접시(아뮤즈)의 책임, 사소한 기술의 디테일, 안전과 위생, 침착함. 그리고 음악이 켜지는 순간, 손님이 콧노래를 따라 부르는 장면에서 그는 서비스의 본질을 본다—기분의 온도를 맞추는 일. 그에게 주052는 동료를 끌고 가는 배가 아니라 함께 노를 젓는 배다. 언젠가 업계가 그를 가리켜 “요리에 미친놈”이라 부른다면, 그 별명에는 분명 한 가지 뜻이 덧붙을 것이다. 첫 접시부터 끝 접시까지, 팀과 함께 온도를 정확히 맞추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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